영화 '독전' 등장인물, 줄거리, 감독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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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전' 등장인물, 줄거리, 감독 의도

by 정겨운 시골집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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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전'은 여러 번 감상할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봤을 때는 영상과 화려한 배우진의 열연 때문에 감독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했는데, 시간이 흘러 결말을 안 상태에서 다시 보니 배우들이 어떤 감정으로 대사를 한 건지 이해가 됐다.

처음 보았을 때보다 좀 더 능동적으로 몰입이 가능했다.  영화가 개봉됐을 당시에도 익스텐디드컷(extended cut)이라 해서, 8분 정도의 분량이 추가로 포함된 영상이 한번 더 상영하기도 했다.

 

 

영화 독전 등장인물

 

* 이박사 = 서영락 대리(류준열)

이 영화의 최고의 백미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그동안 딱히 느끼지 못했던 배우 류준열의 연기를 보니 개인적으로 좋아지게 되었다. 류준열의 필모를 찾아보니 대부분 봤던 영화들이었다. 외모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독전에서 만큼은 반전도 있고 섬세한 연기가 빛을 발하였던 것 같다.

 

 

영화 속 이박사는 베일에 감춰져 있으며, 의심이 많다. 이미 자신의 조직을 두 차례나 물갈이했을 정도다.

초반에 등장하는 공장폭발은 공식적으로 세 번째 물갈이이지만, 브라이언 이사(차승원)가 이박사의 수법을 모방해 저지른 것이다. 이박사의 후견인인 오연옥 회장(김성령)마저 죽이려 했기 때문에, 그녀는 경찰에 투항해 버린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던 그녀가 억제제라 생각하고 먹었던 약이 사실 항진제라 저혈당 쇼크로 극초반에 사망해 버린다. (여기서 배우 김성령의 분량을 보면 정말 주연이 맞나 싶다. 사기당한 기분이다. 오히려 특별출연으로 나온 배우 차승원의 분량이 훨씬 많다.)

 

 

 

마지막 물갈이를 통해 주요 간부들 대부분이 사망하는 와중에도 조직의 말단인 서영락 대리와 그가 키우던 개가 살아남았다. 서영락 대리를 살펴보면, 사실 굉장히 비범하다. 조직의 말단인데도 불구하고, 아스키코드를 이용해 중국 바이어와 연락총책을 맡고 있는가 하면, 수화를 사용해 천재 기술자인 농아들과 소통을 도맡고 있다. (이거 두 개를 빼면 사업이 돌아가긴 하나? 구매와 제조, 심지어 B2B 영업까지 모두 직접 하는 서영락 대리를 이박사로 의심하지 못한 게 이상하긴 하다.)

심지어 총도 잘 쏴서, 조진웅을 죽을 위기해서 구하기도 한다.

 

영화의 OST도 맘에 들었는데, 특히 농아남매들이 등장했을 때 나오는 사운드는 몽환적이라 그런지, 영화 분위기와 영상에 찰떡이었다. 

 

 

* 조원호 반장(조진웅)

조진웅의 연기도 너무 훌륭했다. 사실 조진웅은 큰 눈망울 때문에 순진해 보이지만, 악역 역할을 할 때에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평소 각별하게 여기던 어린 친구가 자신이 부탁한 일을 하다 사망하고,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동료를 내리치는가 하면, 그 미안함이 사라지기도 전에 그 동료는 사고로 순직한다. 자신도 어쩔 수 없이 범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비슷한 행동을 하고 최종보스인 이박사를 잡기 위해 이 모든 것을 희생했는데, 결국 엉뚱하게도 브라이언 이사가 이박사로 지목되면서, 조사는 강제로 종료된다.

 

 

수사에 열심히 임하면 임할수록, 본인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을 공허한 눈으로 표현한 조진웅의 내공이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같은 형사역을 맡았던 '시그널'에서는 정의감이 넘쳤던 신입순경이 베테랑 형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었다면, 영화 '독전'에서는 이박사를 잡기 위해 집착하는 모습이 조금은 광기 어리지만, 대체로 공감할 수 있는 추진력 강한 형사의 모습이었다.

 

 

 

* 진하림(김주혁), 보령(진서연)

'독전'은 배우 김주혁의 유작이라는 점이 분명 흥행에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그의 압도적인 연기가 캐리 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역대급 연기를 배우 진서연과 함께 보여줬다. 장담하는데, 이 정도의 연기는 한국영화사 통틀어 몇 번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심지어 그들의 연기가 너무 리얼해서 당시 15세 관람가로 개봉하는 게 맞냐는 논란이 나왔을 정도다.

 

 

 

 

중국 길림성에 위치한 조직의 두목과 부두목인 김주혁과 진서연은 서울에 이박사를 만나러 온다. 이 과정에서 이박사를 끌어내기 위해 조진웅은 류준열을 이용해 그들을 만나 원료구매와 관련된 계약을 따내는데, 너무 몰입감이 커서 정말 숨죽이고 봤다. 영화의 하이트라고 생각된다. 

 

 

 

* 브라이언 이사(차승원), 박선창 상무(박해준)

외국에서 신학을 전공했다는 브라이언 이사는 종교가 주는 신비로움 때문인지 묘한 이질감을 자아낸다. 이박사에게 자금을 대주던 해운업체 이인무 회장의 둘째 아들인 브라이언 이사는 회사승계에 실패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를 죽였다는 의심마저 받고 있는데, 실제로도 극단적인 방법을 즐겨 사용한다. 박선창 상무를 쥐어박으며, 지금 내놔야 될 것은 결심이 아니라 결론이라는 브라이언 이사는 이박사를 죽이고 이박사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 이박사에게 당하고 만다.

 

 

 

배우 차승원과 그의 연기는 워낙 잘 알려져 있어서 기대에 부합했지만, 배우 박해준의 연기는 뜬금없을 정도로 너무나 좋아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영화가 개봉했던 2018년 당시는 '부부의 세계'가 방영되기 전인지라,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마지막에 어떻게 조진웅이 노르웨이로 도망간 류준열을 찾았는지 이해 못 하는 분들이 있던데, 개(라이카)에 GPS를 심어놨기 때문이다. 류준열은 화재가 난 공장에서 발견된 개의 이름을 진돗개라 소개하는데, 진돗개가 아닌데도 이름을 그렇게 지었던 이유는 단지 진돗개를 좋아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나중에 조진웅은 라이카라고 부르자 반응하는 개를 보며, 류준열의 거짓말을 알아차리고, GPS를 심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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